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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록 vol.3

퇴근 후 미술실

서울 생활문화센터. 글쓰기 모임을 이곳에서 진행한다고 하는데 완전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다. 낯선 모임을 낯선 장소에서 한다고 하니 설렘 반 긴장 반이다. 여기서 말하는 긴장은 위기에서 나오는 긴장이라기보다는 어색함을 걱정하는 긴장이다. 하긴. 끝없이 이어지는 어색함은 어차피 위기로 다가온다. 사회생활을 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경험 쯤이야 여러번 겪었지만 도무지 어색함이란 놈은 완전히 적응이 되진 않는다. 다행히 칼퇴를 할 수 있었던 오늘인지라 긴장한 마음도 다스릴 겸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모임 장소를 향해 걸어갔다. 모임 장소는 익숙치 않았지만 모임 장소를 향해 걷는 길은 익숙했다. 분명 몇십번이나 지나던 곳이다. 자주 다니던 길에 모르는 장소가 있다는 건 그동안 주변을 살피지 못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서울 생활문화센터.
글쓰기 모임을 이곳에서 진행한다고 하는데 완전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다. 낯선 모임을 낯선 장소에서 한다고 하니 설렘 반 긴장 반이다. 여기서 말하는 긴장은 위기에서 나오는 긴장이라기보다는 어색함을 걱정하는 긴장이다. 하긴. 끝없이 이어지는 어색함은 어차피 위기로 다가온다. 사회생활을 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경험 쯤이야 여러번 겪었지만 도무지 어색함이란 놈은 완전히 적응이 되진 않는다. 다행히 칼퇴를 할 수 있었던 오늘인지라 긴장한 마음도 다스릴 겸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모임 장소를 향해 걸어갔다. 모임 장소는 익숙치 않았지만 모임 장소를 향해 걷는 길은 익숙했다. 분명 몇십번이나 지나던 곳이다. 자주 다니던 길에 모르는 장소가 있다는 건 그동안 주변을 살피지 못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번 모임이 앞만 보고 달리던 과거에서 벗어나 주변을 살피는 기회가 되려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문 앞에 도착했다.
“똑똑”
문을 살짝 열어 고개를 빼꼼 내밀어보니 반가운 얼굴과 새로운 얼굴이 있었다. 같이 독서모임을 꾸려나가는 모임 운영진들과 처음 보는 회원 분들. 내향형이지만 텐션이 떨어지지는 않을 정도로 가볍게 인사를 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평소에는 미술실로 이용하는지 구석에 아크릴화들이 세워져있었다. 요즘 보이는 공간대여업체나 카페처럼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었으며 도배지도 크게 바래지 않은 색깔로 하얬다. 약간의 근황과 간단한 자기소개, 모임에 나오게 된 계기 같은 것들을 얘기하다 치명적이게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음악이다. 간질거리는 대화로 공간을 채웠지만 적막을 밀어내기에는 부족했다. 서로의 대화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빈 공간을 채워줄 수 있는 음악으로는 Lo-fi가 제격이다. 유튜브 뮤직에 선곡을 맡기며 음질이 낮고 잡음이 많지만 그래서 편안한 멜로디를 틀었다.
“우리 주제는 뭘로 할까요?”
첫 모임의 목표는 앞으로 써나갈 주제를 정하는 일이었다. 그동안 아예 글을 쓰지 않았거나 글을 써도 그때그때 생각나는 주제로 글을 썼기에 주제를 미리 계획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저 서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얘기해보니 자연스레 공통의 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 ’일상과 일상 속에서의 나’ 모임의 참석한 사람들은 전부 일상 속에서 많은 생각이 쏟아져나왔기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을 알아가야할 당위가 생겨버린 사람들이었다. 그저 우연으로 모인 줄 알았던 모임이 필연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건 꽤나 가슴 뛰는 일이었다. 주제는 정했지만 제목을 ‘일상과 나’처럼 구닥다리로 짓는 건 앞으로 쓰여질 글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과 같다. 또 너무 광범위한 주제였기에 내용을 묶어줄 컨셉이 필요했다.
“여기가 미술실이잖아요. 색깔을 주제로 글을 쓰는건 어때요? 다들 바쁜데 퇴근 후에 모이니까 ‘퇴근 후 미술실’?”
이상진
타고나기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해 본업이 오도독 모임장이냐는 소리를 듣는 직장인이 되었으며 그만큼 사람들과 어울리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코로나의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다수가 모이는 자리보다는 소수의 사람과 깊게 소통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며, 익숙하기 편안한 만남도, 낯설기에 기대되는 만남도 좋아한다. 나와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들을 만나며 나의 세상을 무한정 넓게 확장하기를 원하기에 오늘도 어떤 만남이 있을지 기대하며 이 글쓰기 모임을 기획하게 되었다.

SD
3인칭 글이 써보고 싶었던 글린이. 생각이 많아 이거저거 써보고 싶은 건 많은데 어떻게 써야할지는 몰라 답답해한다. 이 책 속의 글은 때때로 소설이기도 하고 때때로 수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속에 등장하는 SD는 본인이기도 하고 가상의 인물이기도 하다.

강은솔
배달음식 중에서는 치킨을 가장 좋아하는, 순살치킨보다는 뼈치킨을 좋아하는, 새로 나온 맛보다 멕시카나 양념치킨 맛을 좋아하는 편이다. 겨울엔 수면잠옷을 입는데, 주로 10월 중순부터 수면 잠옷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겨울이 10월부터라고 생각한다. MBTI 어플에서 이상한 사령관 그림이 그려진 성향이 나오지만, 스스로 ENTP라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고 다니며, MBTI를 안 믿는 척 하면서 잘 믿는다. 글쓰기, 독서, 운동 등 멋져보이는 삶의 양식을 동경하고 질투하지만 막상 유튜브 세상에서 나오기 어려워 갓생실천 어려운 편이다. 다행히 좋은 사람들 덕분에 매주 유튜브를 탈출해 ‘오도록’을 작성했다. 이쁘게 봐주시라.

만일
요즘은 달리기를, 생면파스타를, 소설과 저축을 좋아합니다. 아직은 표지에 이름 석자를 박아두고 글을 쓸 용기가 없어 대신 필명을 쓰기로 합니다. 보통 상념이 많고, 가끔 남겨두고 싶은 생각은 다이어리와 메모장과 책귀퉁이에 적어둡니다. 그렇게 여기저기 흩날리는 조각을 한 페이지에 담아 보고 싶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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